교통경찰과 실랑이 벌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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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역하고 2년즈음 뒤였으니 대략 25살 정도 되었을 때였나봅니다.

지금은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그때 당시는(10년도 더 전이니…) 까칠까칠대마왕같은 성격이었더랬죠. 젊은 나이에 자기 사업을 시작했고 고객들이 저에게 선생님~ 선생님~ 하니 별볼일 없는 빛좋은 개살구같은 주제에 자존심만 짠~뜩 올라간 상태였습니다.

여튼, 그 당시에 카톨릭 교회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중 성가대를 하고있어서 일요일 아침에 미사전 연습을 위해서 일찍 집에서 나서 차를 몰고 룰루랄라 하며 본당으로 가고 있었드랬죠. 그러다 교차로(5거리 + 고가도로)에 신호가 걸려서 차를 정차하였습니다. 교차로 중앙에는 경찰아저씨들이 단속중이신듯 했습니다.

[ 일요일 아침인데 고생들 하시는구만,, ]

라고 중얼거리며 신호가 떨어져 출발을 했습니다.

한 30미터 정도 주행을 했는데 경찰들이 빨간봉을 휘두르며 몇대의 차를 잡는 겁니다. 딱히 찔리는게 없는 저였는지라

[ㅉㅉㅉ,, 그러게 하지 말라는 거는 하면 안돼지 ㅉㅉㅉ ]

그러면서 왠지 모를 고소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저도 잡더군요.

???????? 급당황,,,, 어째서..? 왜…? 그렇게 멘붕이 와서 어벙벙하고 있었는데 경찰한명이 다가왔습니다. 코가 빨~간게 아직 추운날씨에 일찍부터 고생한 얼굴이었죠.

-안전벨트 안매셨죠? 면허증 제시해주십시오

[…???? 저 안전벨트 매고있었는데요..??]

가까이서보이 의경인듯 하더군요. 약간 앳된얼굴에 코가 빨간 그 의경은 제 말에 별 감흥이 없는듯 대꾸했습니다.

-저희들도 다~ 눈이 있습니다. 단속 되셨습니다. 면허증 제시해주십시오.

[아니, 나 **동에서 왔는데 출발할때부터 벨트 매고 왔다니까요? ]

-저희들도 눈이 있습니다. 면허증 제시해주십시오.

조금전에는 추운 일요일 아침부터 고생한다고 측은하게 생각했는데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니… 나 벨트 매고있었다구요. 진짜라니깐?]

-저희들도 눈이 있습니다. 다 봤습니다, 면허증 제시해주십시오.

분노게이지가 오르면서 자꾸 눈이있네 없네 하는 눈알 타령하는 소리를 반복하는 의경(놈)때문에 멘붕+까칠모드 각성

[아니!! 내가!! 벨트를!!! 매고 있었다잖아!!! 분명히 매고 있었다니까!! 이게 검은 옷이라 벨트가 안보였겠지!! 당신들이 잘못 본거아니냐!!]

-……저희들도 눈이 있습니다.

[그놈의 눈… 아!!! 진짜!!! 좋아. 당장 끊어]

흥분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지갑에서 면허증을 빼고 있었는데 3미터 정도 떨어져있던 다른 경찰이 다가옵니다. 가까이서 보니 역시 의경인듯 합니다. 눈알 타령을 하던 의경이 이경이라면 이번에 온 의경은 태도로 보아 수경으로 보이더군요. 여튼, 두번째 다가온 의경이 눈알 타령하는 의경의 팔을 살짝 잡으며 옆으로 비키게 하고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내가!!!!!! 벨트를!!!!!!!!! 분명히!!!! 집에서부터 매고 왔었는데!!!!! 단속으로 잡힌거 아닙니까!!!!!! 까만옷을 입어서 벨트가 안보였나보지!!!! 근데 왜 자꾸 눈알이 있네없네 하면서!!!!]

이미 이성의 끈을 놔버려서…;; 여튼, 수경에게 거칠게 면허증을 내밀었습니다.

[끊어요!! 지금 당장 끊고, 근데 나 이대로는 못가겠네, 당신들 최고 대빵이 누구야? 그 사람 지금 어디있어요? 오~ 아까 지나온곳에 있겠네, 그 사람이 나 분명히 봤다고했지? 딱 보니까 의경들인거 같은데 두사람이랑은 이야기 해봐야 안되겠네, 지금 당장 끊고 나는 그사람 바로 쫓아가서 그사람한테 따질테니까 빨리 끊어요,]

눈이 뒤집혀져서 면허증을 내밀고 소리를 지르고 있자니 어째 약간 떨어져있던 경찰차가 횡~ 하고 가버리더군요.

[어? 저사람이 대빵아냐? 빨리 끊으라고, 쫓아가서 못 잡으면 경찰서로 쫓아갈때니까!!! 저사람들 소속이 어디야!!! **경찰서인가? 빨리 끊어요!!! 나 지금 바로 쫓아갈라니깐!!!!]

수경이 제 면허증을 들고 아무말 없이 조용히 10초 정도 들고 있다가 다시 저에게 주더군요.

-…. 아무래도 저희들이 잘 못 본것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숙이고 들어오니 참… 당장 경찰서로 쫓아갈듯 흥분해있던 기분이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차가워졌습니다.

[아…. 저기,,, 미안합니다. 제가 이렇게 성질이 급한 사람은 아닌데 너무 억울하고 황당해서… 흥분해서 언성이 좀 높아졌네요. 미안합니다.]

급 태도 전환,,,;;;;

이성이 돌아오자 여기 두 사람이 저를 보고 잡은것도 아닌데 괜히 화풀이를 한것처럼 미안한 기분이 들어군요.

-아닙니다. 단속하다보면 잘 못 보고 잡을때가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가시면 되겠습니다.

[어… 음…. 미안해요. ;;;;;;;;;;;;;;;;]

-예, 조심히 가십시오

[예, 수고하세요. ;;;;;;;;;]

그렇게 눈알타령 하던 의경과 눈치빠른 의경을 뒤로 두고 저는 갈길갔습니다.

안전벨트는 꼭 매시고 매셨더라도 단속에 걸릴수있습니다. 경찰들도 실수를하니까요.

아울러 덥든 춥든 고생하시는 경찰분들에게 감사를 느끼며 혹시 단속되더라도 확실히 떳떳하면 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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