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박 모임 두달 나간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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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무식이라 글재주는 없는데 일하다가 심심해서 시간도 떼울겸 한번 찌끄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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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10년간의 노력과 피땀이 바스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두달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3400만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700만원으로 1억도 금방 만들어봤잖아. 냉정하게만 하자.”

.

머릿속 생각과 다르게 손은 본전 생각이 났는지 베팅은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7백, 12백, 15백.. 올인. 화도 나지 않는다. 귀신에 씌였던 것일까..

베팅할때는 뭐에 씌인양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든 걸 잃고 나니 차분해 지고 웃음까지 나온다.

반복, 반복..

죽자. 죽어버리자.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자.

몇십만원 남짓. 그리고 한도가 꽤 충분한 신용카드 한장.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간다. 근처 편의점과 약국에서 노트 한권과 볼펜, 소주, 수면유도제를 구입한다.

하루 숙박 체크인을 하고 유서를 쓴다. 소주를 마신다.

lounge(미친씨.발 일베충들 때문에 라 ㅇㅜㄴ지가 안써지네 ㅋㅋㅋ) 로 올라가서 술을 존.나게 마셨다. 취하지가 않는다 취하지가 않아.

지하 bar 로 내려가 인생 마지막인데 뭐 씨.팔. 로얄살루트 한병과 쿠바산 시거를 피웠다.

그리고 객실로 올라와 수면 유도제를 먹은후 문고리에 목을 걸만한 끈을 찾아본다.

커튼 매듭 짓는 끈 두개를 엮어 문고리에 건다. 그리고 목에 감고 몸을 늘어뜨렸다.

엄.창나게 술을 마셨음에도 의식은 더 또렸해 진다. 심장 소리가 귓가에서 쿵쿵대고

눈을 감은 와중에도 눈앞이 더 컴컴해진다. 아 여기서 의식이 끊어지면 죽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몸을튼다. 온몸이 땀에 젖고 공포감이 엄슴해온다. 너 뭘한거냐? 스스로를 자책한다.

참 간사하다. 모든걸 다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고쳐먹고 죽음의 공포 좀 살짝 느껴봤다고

돈 몇억에 목숨 버려가며 가족들에게 상처 줄 일을 했다는게 창피해진다.

병.신새끼. 살아라. 적어도 빚은 몇푼 안되지 않는가..

멘탈을 잡고 집으로 갔다. 깨끗이 씼고 계획표를 만든다.

다시 일어날 수 있어. 아직 젊고 몸뚱아린 건강하잖아 스스로 딸딸이 쳐본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뭔 걱정이냐며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그리곤 정신병원 상담과 집 근처의 단도박 모임을 알아본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박중독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별로 도움이 안되는거 같다.

간단한 심리치료와 결국 약물로서 충동을 억제하는건데 그건 일시적인 방법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도박 모임은 집근처에 있어서 도보로 이동해도 될만한 수준이라 도움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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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상담하는날

상담사가 상당히 푸근한 모습이다. 아버지뻘 돼 보였다.

신상명세서를 기록하고 했던 게임. 잃은 금액. 등등

상담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아이고 선생님 지혁(가명)이가 차에서 자살했답니다.”

상대방 목소리가 워낙 큰지라 스피커 폰이 아님에도 말소리가 새어나왔다.

상담중이라고 이따 전화한다며 전화를 끊는다. 존.나게 쿨하다.

아니 씨.발 누군진 모르지만 사람이 죽었다는데.. 겁나게 쿨하네 생각했다.

간단하지만 임팩트 있던 상담이 끝나고 옆방에 모여있는 단도박모임

회원들이 있는 방에 들어간다. 10명 남짓. 모두 남자다. 웃으며 반겨준다.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참여한다는 자체가 시작이 반이라며

잘왔다고 격려해준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수업(?)에 들어간다. 간단한 팜플렛을 나눠준다.

마치 군대에서 점호시간에 복무신조를 외치듯

팜플렛 표지에 쓰여있는 단도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다.

한명이 선창하면 나머지 회원들이 복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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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생각했던것 보다 상당히 화기애애 했다.

나이대는 나와같은 30대가 4명, 나머지는 40~60대였다.

한시간 반가량 모임을 가졌는데 프로그램이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었다.

1부는 도박중독자인 우리끼리 서로 도박중독 관련 팜플렛을 읽고 대화하고, 참회하고

우리로 인해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등을 얘기한다.

결국 도박의 말로는 범죄와 자살이라는 통계자료도 보여준다.

2부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몰랐는데 옆방에는 도박중독자 가족들이 다와있더라. 나중에 옆방에서 젊은여자들도 나오길래

오 씨.발 개꿀거리면서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는데 알고보니 와이프, 형제, 부모님들이었음.

대학 심리학 전공자들이 실습(?) 겸 무료로 교육도 시켜주고 설문과 검사, 게임등을 한다.

가족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눈물 흘리면서 중독자들 때문에 힘들었던 사연들 얘기하는데

직접 보고 있으니 진짜 끊을 수 밖에 없겠구나 싶더라.

미국 드라마 같은데서만 봤지 중독자와 가족들이 다같이 둘러 앉아서 각자 자기 얘기하고

눈물 흘리고 서로 위로하는데 적응 안되더라.

나는 아버지가 지방에 살고 계시고 형제가 없어서 혼자 다녔는데 가끔 그들이 서로 위로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만약 아버지가 가까이 계셨더라도 절대 말 못했을듯)

끝나면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헤어졌다. 설마 도박중독자 모임인데 술은 마실까 싶어는데

의외로 다들 술에는 관대했다.

걔중에 특이했던 회원 두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나와 동갑이었던 30대 남자

인상자체가 너무 순하고 착해보이고 나이도 나와 동갑이라 잘 통했다.

중곡동 정신병원에 입원한지 세달됐고 일주일에 한번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외박을 한다고 했다.

모임에 부모님과 함께 참석을 했는데 두분다 인자하시고 자식을 엄청 아끼시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집도 부유하고 어릴때 부터 공부도 잘했던지라 고등학교때 미국 유학을 갔는데 카지노에 빠지게 되었고

그후 한국에 들어와서 집안 살림 하나둘씩 팔아먹고 정선다니고 사설토토 등으로 7억 까먹고

3억 빚까지 있는데 집에서 다 해결해 줬단다. 외동아들에 독자라 더 애틋한가 싶더라.

유일하게 좀 스스럼 없이 대화했던 친구였는데 병원에 있으면 갑갑하지 않냐 물으니

자기는 이제 스스로 충동을 억제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2. 30후반 형

처음 모임에 간날 사람들이 총무라고 불렀다.

각 지역 모임마다 대표나 총무, 실장같은 직함이 있었는데

모임과 행사 관련된 업무를 도맡아 했다.

인터넷 도박에 빠졌었고 단도박하고 모임에 참여한지 3년이 지났다고 했다.

나는 종교나 사주, 관상등을 믿지 않는다.

그 형은 독실한 기독교였고 인상은 비호감이었다.

꼭 자기랑 교회 다니자고 술만 처먹으면 얘기 했었는데

어느날 존.나 정색하면서 우리 아버지 스님이랬더니 그담부턴 아닥하더라.

암튼 이형은 각종 회비 및 회식비를 관리했는데 내가 모임 나간지 한달만에 새벽에 돈 빌려달라고 전화가 왔다.

아 이새끼 나한테 샤킹 칠 정도면 존.나 씨ㅂ쌔.끼구나 싶어 담날 모임 대표한테 얘기 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는

회비가지고 잠수타더라.

그리곤 씨.발

매주 나갈때마다 한명씩 안나오고 존.나게 재발하고 다시 도박하고 가족들 울고 하는 꼬라지 보고

안나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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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카지노에 발을 들인날 백만원으로 반나절 사이에 6천을 따고

어려서부터 잡기에 능했던 난 스스로 완전한 자만에 빠져 있었다.

카지노를 개조ㅈ으로 본거지

무식하게 꼴아 박는 된장들을 보며 “어휴 병.신들 ㅉㅉ”

감으로 해도 이정도인데 공부 좀 하면 돈 좀 되겠다 싶어

퇴근하고 집에와서는 관련자료들을 탐독했다.

당시 장사를 하고 있을때여서 인건비, 월세, 각종 자재값을 내고도

통장에 월 800~1600씩 찍혀 있어서 지금 생각하면 존.나 복에 겨울정도로

인생 피고 있었는데 반나절에 6천만원을 따고보니

씨.발 한달 하루 12시간 조ㅈ뺑이 치고 버는 돈 천만원은 돈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암튼 지금 생각해보면 햇병아리 미친놈이었음.

마틴게일이니 피보나치니 홍콜크루즈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우스운 베팅방법들을 보면서

씨.발 엑셀로 되도 않는 확률 함수 그래프 그려가며 주접을 떨고 꽤나 승승장구 했다가 암튼 앞써 쓴것 처럼

개박살남. 5년전 얘기고 지금은 소소하게 취미로만 도박하고 있음.

암튼 씨.발 난 도박 못 끊겠더라. ㅋㅋ

인생 한방이니까 올인 박아라 두번박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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