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왕따”시킨 남자애랑 사귀는게 잘못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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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나 되게 괴롭히던 남자애가 있거든

걔를 사이코라고 할게.

처음에는 그냥 시비거는거 있잖아.

그것도 다른 여자애들한테는 매너 좋고,잘 웃고 그러는데 나한테만.

말끝마다 우리찐따,우리찐따,그러는건 기본이고.

“볼수록 못생겼다.감탄스러워”

이러거나.

진짜 별의별 시비를 다 거는데.

걔가 좀 일진은 아닌데 노는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그런 부류란 말이야.

좀 입김이 세기도 한데.

언젠가부터 애들이 좀 나 기피하는것 같더니.

나랑 어울려 다니던 애들이 말할때도 나 싹 무시하고

예를들어,무슨 말할때

“이 틴트 예쁜거 같지 않아?”

“나 그거 써봤는데 그거 별로야.”

막 애들이 이러면서 말을 하고 있다면 내가 중간에

“어,원래 그거 호불호 갈리는 틴트잖아.”

이렇게 말하면 다들 좀 어색해지고.

괜히 아무말도 안하고 아무도 내 말 안받아주고

갑자기 또 다른애가 “아 맞다 근데”이러면서 입 열어서 화제 전환하고.

단톡방에서도 내가 말하는건 다 무시 당하고.

좀 무리에서 투명인간 취급 받더니,

어느날 아침에 뒷자리 남자애가 친구들이랑 모여서 뭔가 재밌게 말하고 있었는데

프린트 걷어야해서

“ㅇㅇ아,어제 숙제 좀.”

이러니까

웃던 얼굴 확 정색하면서 “아 ㅅㅂ”이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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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걔랑 말하고 있던 그 무리 남자애들도 조용하고.

그래서 난 내가 친구들이랑 말하는거 잘라서 그런가?아니면 내가 숙제 안한건줄 아나?

별생각이 다들었는데,그 무리중에 사이코가 있었거든

“얘 프린트 걷겠다는거 아냐. 빨리 줘.”

그러면서 뒷자리 남자애 한대 툭 치길래 어 왠일로 도와주지 하고 고맙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눈썹 찡그리면서 “왜 넌 뭘해도 욕먹냐.”

이러질 않나.그 말 때문에 상처 많이 받았거든.

내가 뭘해도 밉상이라서 왕따 당하는건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거지,친구들 뒷담 깐적 없고,나댄적 없고,적당히 조용하고 적당히 웃었는데

그런 생각들면서 수업에 집중 하나도 못하고 계속 몰래 눈물 훌쩍거리고.

근데 진짜 웃긴게.순식간에,정신 차리고 보니까 나랑 말해주는 애가 걔밖에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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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밥 같이 먹던 애들이 나 안기다려주고 자기들끼리 떠나고,

나 혼자 앉아서 최대한 빨리 자리 뜨려고 밥을 막 미친듯이 퍼먹고 있었는데.

걔가 내 맞은편에 “누가 돼지 아니랄까봐”이러면서 앉아서 같이 먹는거라든가

쉬는시간에 일반적으로 문제 푸는척 하거나 엎드려 자는척하는데

문제 풀고 있으면 옆으로 지나가다가

“우리찐따,그거 하나 못풀고.어떻게 머리도 안좋고 얼굴도 안좋냐.”

이러거나.뭐라 그러지.분명히 말한마디 마음에 드는거 없고,행동 하나도 챙겨주는거 없는데

그냥 나 상대해준다는거 자체로 그때는 괜히 고마운거야.

그렇게 일년정도 지나고 걔랑 반이 갈렸어.

새로 사귄 친구들하고는 전혀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또 같은반에 배정 된 여자애가 있는데 걔랑 붙어 지내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무시하지는 않고 오히려 걔가 나한테 먼저 말걸고 그랬거든.

걔랑은 복도에서 가끔 마주치면 인사하고,여전히 걔는 나한테 우리찐따 하면서

좋은소리 고운소리 하나도 안하고.근데 일년 지나고 나니까 내가 걔한테 대하는게 변했어.

걔랑 장난 치면서 웃기도 하고,시험기간에 걔 생일이었는데 엿도 사서 주고.

가끔 야자 끝나고 어쩌다가 얘기하면서 교문 밖까지 같이 나올때 있었는데

그때 설렌다고 생각할때도 있었거든.

근데 그렇게 지내다가 걔한테 카톡으로 고백 받았었거든.

우리 찐따,내가 많이 좋아한다 장난으로 그런식으로 왔었어.

장난이라서 뭐 된건 아무것도 없는데 되게 설레는거야.

걔도 그때부터 좀 달라진것 같았어.

우리 반도 가끔 찾아와서 큰 손 흔들면서 뭐 좀 빌려줘 할때도 있고.

친한 애들도 막 “너 쟤랑 썸타지?”그럴 정도 였거든.

애들이 그럴때 아니라고 아무사이 아니라고 쟤가 나한테 하는거 보라고

말로는 그러는데 괜히 설레고 기분 좋을때도 있고

애들이 아 쟤 괜찮은데 이러면 기분은 좋은데 좀 불안하고 그랬어.

근데 예전에 같은 반이던 여자애가 듣더니

“어?좀 이상한데?”이러는거야.

뭐가하고 물어보니까

“1학년때,쟤가 너 되게 싫어했었는데.아닌가?”

갸웃 하면서 그러는거야.

얘가 시비 거는것도 그렇고 하는짓이 하도 좀 그렇잖아.그래서 그런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그냥 우리찐따,그말 때문에 그런거 아니야?”

그랬는데 걔가 아닌데 이러면서

“그게 아니라,1학년때 애들이 너 좀 피했잖아.그거 사이코 걔 때문에 그랬던거 아니야?

나도 애들 말 때문에 너 이상한줄 알았는데,아니더라.왜 그런거야?”

이러는데 머리가 띵하더라.

그럼 내가 나 왕따 시킨 애랑 썸타는건가.

괜히 좀 으스스하고,그 사이코가 의도한거야?

이제 어떻게 해?확실한게 아니라서 얘한테는 아직 말 안했고,

얘 얼굴만 봐도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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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떻게 해야할까.

솔직히 나한테 정신 나갔다고 하는 애들도 많은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런거잖아.

왕따 당하던 1년,그거 진짜 너무 힘들었어.

갑자기 이유도 모르고 나한테 말걸어주는애도 없고,

내가 일부러 더 친하게,더 밝게 중간에 말하면 그대로 대화가 끊기고.

같이 밥 먹어줄 애도 없어서 끼니 거를때도 많았고,

먹어도 엄청 빨리 먹어서 목에 컥컥 걸리는데도 밥을 우겨넣었어.

눈물나고 울고 싶어도 청승맞고 그것대로 욕먹을까봐 꾹꾹 눌러 담았고.

삼삼오오 모여서 재밌게 떠드는 애들 가운데서 정말 죽을듯이 외롭고 괴로웠어.

어디서 부터인지 모르는데 내가 잘못된것만 같고,죽은듯한 외로움속에 갇혀 있는거.

그런데.그때 나한테 고운말 아니더라도 말 걸어주고,

밥 같이 먹어주고,수련회 가면 혼자 앉아 있는데 옆에 앉아 있어주고.

그렇게 외롭고 괴로운 순간에 혼자였는데 다가와주고,그런거.

솔직히 사람이라면 마음이 가기 마련이잖아.

철저히 혼자였던 순간에 같이 있어줬던 애를

어떻게 그 확실치도 않은 한마디 듣고 확 정이 떨어져.

내가 거짓말일지도 모르는 그 말에 휘둘려서 좋은 친구 잃는거면 너무 도박이잖아.

너무 고민되서 글 올린거고.또 심한 욕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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