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3년동안 방치된 캐비넷 치웠더니 경찰 조사 받았어요

길거리에 3년동안 방치된 캐비넷 치웠더니 경찰 조사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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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 아버지가 동네 빈 집 앞 길가에 3년넘게 방치되어있던 캐비넷을 고물상에 팔았는데 오늘 경찰에서 출두 전화가 왔습니다.

캐비넷 주인이라는 사람이 캐비넷이 없어졌다고 신고를 해서 출두를 해야한다고 해서 일단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캐비넷 주인의 선배라는 아저씨(같은 동네 사람)이 연락이 와서는 캐비넷 값만 물어주면 합의를 해주겠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얼마냐고 물으니,

그 캐비넷은 미군 군부대에서 낙찰받아 받은 귀중한 물건으로 다른 고물상에서 몇십만원에 산다고 해도 안팔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귀중한 물건을 왜 3년넘게 길가에 방치를 해두었고, 낙찰을 받았으면 영수증같은 것이 있을 거 아니냐고 물으니

막 화를 내면서, 그런 식으로 따지면 캐비넷 주인이 합의 안해준다는 식으로 고함을 쳐대서 그냥 일단 경찰서 출두부터 하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 캐비넷은 길가에 3년넘게 방치된 상태로 비 눈 다 맞아가며 녹슬대로 다 슬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캐비넷에 쓰레기를 많이 버려서 몇 번이나 이웃주민이 그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캐비넷을 처리할 때도 그 안에 쓰레기가 많아서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도 다 대신 버리고, 그 캐비넷을 아버지가 치워줘서 이웃주민들이 아버지에게

흉물같은 캐비넷이 없어져서 속이 다 시원하다면서 고마워했습니다.

그랬는데 캐비넷을 버린 후 한달이 지나서 경찰이 연락와서, 아버지가 그 캐비넷를 싣는 모습이 씨씨티비에 찍혀서 차 번호로 아버지 번호 조회해서 연락하는 거라고 합니다. 캐비넷 주인이 신고를 했다고 하네요.

너무나 억울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부탁을 받고 캐비넷을 처리해주고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절도죄 식으로 모니까 아버지가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종아리 힘줄이 터져서 입원후 퇴원한지 얼마 되지도 않고 기브스를 계속 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일까지 당하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빈 집 앞 길가에 3년넘게 방치되어있던 캐비넷을 주민이 버려달라고 부탁해서 힘들게 차에 실어서 고물상에서 만원도 안되는 돈 받았는데, 합의금을 요구하고 고함을 쳐대니…거기다 그 버려달라고 부탁했다는 주민은 그 캐비넷이 쓰레기처럼 방치되어있었고 그 안에 쓰레기들을 자기가 몇 번이나 치웠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자기가 아버지에게 버려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발뼘을 하네요.

캐비넷 주인이라는 사람은 저희 동네 주민이 아니고 그 폐가를 사무실로 썼다고 경찰에 얘기했다고 하는데 주변 이웃들은 그 캐비넷 주인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너무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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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가 잠도 못자고 밥도 못드시고 너무 걱정을 하시길래 오늘 아침에 경찰서 생활범죄과로 출두했습니다.

기브스한 다리로 목발짚고 방으로 들어가니 담당 형사님이 안절부절해하시며, 다리 다 낫고 오셔도 되는데 이렇게 무리해서 오시면 제가 괜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하시길래, 도저히 생활이 안될 거 같아서 왔다고 했습니다.

일단 담당형사님이 저희보고도 하고 싶은 말 하라길래 아버지는 3년넘게 방치되어있어서 당연히 버린 걸로 알았고, 또 동네주민이 버려달라고 해서 버렸다고 하니,

자기 것이 아닌 데 맘대로 처리하면 안된다.

우리 눈에선 쓰레기로 보여도 당사자에겐 중요한 물건일 수도 있다.

고 하셔서, 그 중요한 물건을 누가 길거리에 3년넘게 방치를 하겠냐고 말하니

담당형사님을 포함한 옆에 있던 형사분들도 합세해 저희에게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그 생각부터 잘못된 거다.

라고 나무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달 두달도 아니고 몇 년이나 방치해놓고 이제서야 나타나서 자기 물건 찾으니 솔직히 그 신고자가 캐비넷의 진짜 주인이 맞는 지도 의심스럽다. 자기 집 앞에 있다고 그게 다 자기 물건은 아니지 않나. 지금도 그 집 앞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투척되어있는데 그럼 그 쓰레기들도 전부 그 집 주인꺼냐.

라고 하니, 담당형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자기 물건도 아닌데 경찰에 신고를 하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내 집 앞에 있고 내가 신고하면 그건 다 내꺼냐.

몇 년이나 방치되어있었고 그 집에서 사람이 들락거리는 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무턱대고 자기 집 앞에 있으니 자기꺼라고 주장하면 되는 거냐

고 다시 물으니

형사님이 저보고 말씀하시더군요.

자신(글쓴이)의 가방을 길거리에 놔뒀는데 누가 가져갔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냐고.

그래서 제가

내가 가방을 길거리에 3년이나 놔뒀다면 그건 내가 무단투기한거다. 내가 버릴려고 길거리에 몇 년이나 놔둔 거라고.

대답하니…별 말씀은 없으시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글에 썼던 것 같은 진술을 확보하시더군요.

형사님은 그냥 쌍방의 얘기를 듣고 조서를 꾸며서 검찰? 에 넘기는 것 뿐이지, 자신이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절도죄로 신고가 된 부분이라서 오늘 출두해서 진술하면 약 15일쯤 뒤에 담당검사쪽에서 연락이 올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신고자도 아닌 그 신고자의 선배라는 사람이 저희에게 연락와서 합의서 운운하며 돈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형사님께서,

합의서는 굳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합의하든 안하든 절도죄는 고소취하 그런 식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검찰로 넘어가서 검사에게 판결을 받아야한다는 식으로 대답해주시더군요. 그러면서 캐비넷 주인을 한 번 만나보시겠냐고 하길래 저희가 그러겠다고 하니, 캐비넷 주인이라는 신고자에게 전화를 거셨는데 신고자가 못간다고 했다네요. 그래서 연락처라도 알려달라하니,

그 부분도 신고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알려줘야하는 부분이라며 대신 저희 연락처를 신고자에게 전달할 수는 있다길래 그래달라고 했습니다.

이후론 아버지와 1대1로 조서를 작성해야한다고 저희 가족보고 밖에 대기실에서 있으시면 된다고 해서 나오는데

담당형사님이 잘 해결될 거다. 너무 걱정말라. 하시고..

옆에 계시던 여자 형사님??은 혼잣말 비슷하게

무혐의 떨어지겠네

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약 2시간에 걸친 경찰출두가 끝났어요.

아버지는 조서 작성이 무사히 끝나서 한 숨 돌리셨지만

저는 약간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네요.

오늘 8명정도 앉을 수 있는 좁은 대기실에 작은 자판기가 있었고 그 자판기에는 400원이 이미 넣어져있었습니다. 대기실에는 저희 가족빼고는 아무도 없었구요. 예전같으면 뽑아마시라고 일부러 넣어놓았나 싶어서 과감하기 커피 버튼을 눌렀겠지만 오늘은 굳이 100원을 넣어서 뽑아마셨네요. 100원짜리 커피로 절도죄 신고라도 당할까봐…

답변들 감사드립니다. 많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네요.

몇몇 분들의 말씀대로 그 신고자 선배라는 아저씨는 철저히 무시하는 게 답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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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한 마음에 계속 새로고침만 하고 있네요.

약간의 추가를 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버려달라고 하신 주민이 몇 번이나 저희 아버지께 오셔서 언제 버릴거냐. 어서 버려달라고 하셔서 아버지는 당연히 그 분이 캐비넷 주인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이 집도 산 건가? 집이 여러 채네. 라고 생각하면서…

실제로 그 분이 그 집 주변을 청소하는 모습도 여러 번 목격하셨고, 그 분과 버려주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한가한 일요일 아침에 시간을 내어 그 캐비넷 뿐만 아니라 주변 쓰레기들도 다 치웠던 것입니다.

경찰에도 이대로 진술을 한 상태인데, 그 분은 오늘 자진해서 저희랑 같이 와서 자신이 버려달라고 했다는 부분은 그냥 얼버무리시고 그 캐비넷때문에 거기가 마치 무단투기지역처럼 더러워져서 자신이 몇 번이나 치웠다며, 그건 누가 봐도 무단투기라고 강력 주장하고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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